- 고스트스테이션(혹은 고스)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라디오 방송임.
- 신해철은 고스에서 상담소를 운영했는데,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음.
- STT를 이용해서 고스 상담소 내용을 글로서 남기려고 함: 고스를 스크립트로 제작할 계획
신해철은 고스트스테이션에서 청춘의 고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쩌면 인생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이리로 가야 하는 것인가 저리로 가야 하는 것인가. 미지에, 안개 속에 쌓인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길을 찾아서 고민할 수 있는 건 어쩌면 권리라고 생각해요.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 수록 진로에 대해서 아쉬움과 회한이 남을 수는 있어도, 고민과 갈등을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거든요. 자신 인생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눈물 흘릴 수 있는 그러한 권리를 가진 청춘들에게 건배.
30살이 되면, 지금까지 해온 것이 옳은 거였을까, 지금까지 일궈놓은 일이 가치있는 일이었을까는 고민까지 껴들고. 일생이 쫙 펼쳐져 있는 건 아니니까, 그 고민 또 하거든요? 없어지는 고민은 아니거든요. 이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하고 대학가서 출발하자는 말도 안 되는 거고요. 어렸을 때부터 훈련 받아야 하는 것은 늘 고민과 더불어 살면서, 늘 주위에 있는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늘 현명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늘 고민과 어쩔 수 없이 같이 더불어산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이 고민들은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갈지도 모르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 나의 하루는 나의 고민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지냈는가”를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20060201 고스트스테이션에서는 신해철은 이런 얘기도 했었다.
“자기가 생각하는 진짜 싸움을 위해서, 소모적인 작은 싸움은 웃으면서 지나갈 줄 아는 게 사람 삶에서 필요한 것 같아요.
간첩 리철진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사 있잖아요. 남한 사람하고 똑같이 변해버린 간첩 아저씨 왈, “신념도 쓰니까 닳아서 없어지더라구?”.
신념이나, 독기나 정열이나 이런 것도 쓰면 쓸 수록 닳아 없어집니다. 다른 한 편의 다른 통로를 통해서 없어진 부분을 채워넣어야 하지만, 뭔가 들어와서 채워지는 것이 필요하지, 꼭 신념이 들어올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관용이 들어오고, 용서가 들어오기도 하고, 사랑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게 지나치면 타협적이고 남들과 뻔한 인간이 될 것이고.
물론 저는 나이 40이 되어서 신념, 증오, 살기들이 닳아서 없어질 부분이 됐습니다.”
바람직한 휴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능률이 최대로 오르는 즐거운 놀이는 언젤까요? 열심히 노력해서 만족할만한 결과나 상황을 얻고 난 다음에, 땀에 흠뻑 젖어서 의자에 딱 걸터앉았을 때. 의자에 걸터 앉는 것만으로도 엔돌핀이 확 올라옵니다. 만족감과 보람, 모든 게 내가 통제하는 거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놀이를 하는 거죠.
대신에 두 번째는 좋은 게 아니에요 ㅋㅋㅋㅋ 노는 게 극대화되는 건 남 모르게 노는 거, 하지 말란 짓 하는 거, 나쁜짓하는 거.
능률이 오르지 않는 휴식이나 더 이상 필요가 없는 놀이는 어느 선에서 끊을 줄도 알아야 그 다음번 놀이가 빛을 발합니다. 오늘만 놀 거 아니걸랑.”
지금껏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을 들으면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중세 시대 인간들에게 어울릴법한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24시간을 쪼개서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는 현대인들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현재 고스트스테이션을 날짜 별 / 토픽 별로 정리한 것은 존재하지만, 스크립트 전문을 열람할 수는 없다. 따라서 STT를 이용해서 고스트스테이션을 스크립트로 만들고, 개인적으로 편집을 하려고 한다. 아니면 STT를 이용해서 스크립트를 만들고, 다른 고스 식구들이 편집할 수 있도록 위키형태로 열어놓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음성처리 API 세 가지를 이용하면서 성능 차이를 비교해보고자 한다:Google 클라우드 음성 API, Amazon Transcribe, IBM Watson Speech to Text. 아니면 음성데이터가 충분하기 때문에,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신해철의 목소리에 특화된 STT 엔진을 만들 수도 있다.
고스 식구들에게는 추억의 계기가 되고, 현대인들에게는 재충전을 해줄 수 있는 스크립트가 됐으면 좋겠다. 어쩌면 내가 제작한 스크립트가 3대 성인 놀자님의 “놀경”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