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시간대 분할 및 역할 부여
사람은 Routine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 중에서 나는 공간과 시간대에 제일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각 공간마다 수행해야 하는 역할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잠을 자는 공간에서는 잠만 자거나 쉬기만 해야 한다.
- 일하는 공간에서는 배우거나 만들기만 해야 한다.
- 노는 공간에서는 요리만 하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는 등 놀아야만 한다.
- 운동하는 공간에서는 운동만 해야 한다.
가끔씩 잠을 자는 공간에서 휴대폰으로 웹서핑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상황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침대에서 눈을 똘망이며 아이디에이션을 하게 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심해지면 "하... 불면증인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 수 있다.
각 공간을 특정 역할에 최적화시키도록 꾸며놓아야 한다.
- 나는 공간마다 사용하는 기계가 다르다. 따라서 노는 공간인 거실에 휴대폰을 두고, 일하는 공간인 서재에 반입하지 않는다.
- 내 집에는 거실은 부엌 사이에 벽이 없다. 한 달 동안 거실에서 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부엌에서 요리를 한 다음에 매케한 냄새 때문에 작업에 방해가 됐다. 따라서 서재로 작업실을 옮겼다.
- 서랍 배치도 서재와 거실은 다르다. 서재의 서랍에는 USB 포트 등과 같은 전자기기, 포스트잇 등 사무용품만 놓아놓고, 거실에는 병따개 / 와인따개 / 초콜릿 등 먹고 마실 것 관련해서만 넣어놓았다.
시간대도 분리하면 좋지만, 이는 현실가능성이 낮다.
- 새벽이 제일 작업하기 최적화된 시간이다. 새벽에는 방해될 것이 없다. 심지어 이 시간은 텔레마케터도 잠든 시간이다! 친구들한테 문자도 오지 않고, 한진/로젠에서 오는 택배도 신경쓸 필요 없다. 무엇보다 조용하다.
- 휴학한 김에 라이프패턴을 아예 바꾸어 보았다. 밤 0030시 ~ 오후 1630시까지 깨있고(16시간), 오후 1630시 ~ 밤 0030(8시간)까지는 잠을 잔 적이 있다.
- 여억시! 작업 효율이 최고다! 요리, 설거지, 재활용 등 가사 노동도 쌓이지 않고 잘 처리했다.
문제는 여자친구와 부모님과 연락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바이오리듬을 원상태로 복구시켰다.
아쉽긴 하지만, 여자친구와 부모님은 소중하다.
신체적, 두뇌적 한계
컴퓨터의 경우 CPU 리소스 / RAM 리소스 / SSD&HDD 리소스가 있다. 따라서 컴퓨터는 사양에 따라서 한계가 명확하다. 예를 들어서 내 Macbook Pro에다가 동시에 Virtual Machine인 Docker을 돌리고, conda를 실행시켜서 Virtual Environment 위에 Jupyter Notebook을 돌리고, Evernote를 돌리고, Google Chrome창 40개를 열어놓으면 30GB가 가득 찬다. 그러면 Cooling Fan을 최대치로 돌려도 컴퓨터 내부 온도가 60도까지 치솟는데, 이는 컴퓨터 건강에 좋지 않다.
마찬가지로 두뇌도 한계가 있는데, 생각보다 두뇌 리소스를 간과하기 쉽다. 나의 두뇌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 컴퓨터 언어(혹은 라이브러리) 하나를 공부하면, 깊게 파고든다. 굉장히 깊게 파고 들어서, 예를 들어서 라이브러리 하나의 소스코드를 공부한다면, 오류나 성능 개선할 점을 파악해서 PR이나 Issue를 올려야 직성이 풀린다.
- 두 개를 공부하면 8:2로 나눠서, 한 쪽에다가 가중치를 놓고 공부해야 한다. 도저히 5:5로 균등하게 나눠서 공부할 수가 없다.
- 세 개를 공부하면 그때부터 수박 겉햝기가 시작된다. 진도는 꾸준히 나갈 수 있지만, 사람이 생각이 없어진다.
이번 달 안에 Fit Curation 완성이 목표이므로, 향후 2주 동안은 HTML & CSS 8 : Django 2로 공부를 하기로 했다.
시간 리소스
나는 정약용을 위대한 학술가로서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는 행정학/법학/철학/공학/의학, 심지어 다도에 대해서 책을 총 500권이 넘게 집필했다. 예전부터 "도대체 정약용은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라는 의문을 가져왔다.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 군대 훈련소에서 정약용이 집필한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를 읽었다.
"부모는 필연적으로 자식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어있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분명히 아들들에게 편지로라도 공부법에 대해서 잔소리를 무지하게 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를 읽었다. 빙고! 정답이었다.
정약용은 읽는 것도 많이 읽었지만, 반드시 본인만의 책을 썼다. 그는 이를 편본이라고 지칭했다. 책들에서 참고할만한 내용들만 쏙쏙 뽑아서 자신의 책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오늘날로 따지면 논문 주제를 선정하고, reference/sources들을 모아놓는 literature review라고 할 수 있겠다.
수집하기(학습) 20% -> 정리하기 10% -> 만들기(개발) 70%
나는 정약용의 학습법을 따르는 것이 나에게 맞는 것 같다.
- 유용한 자료를 찾으면, Notion Web Clipper로 수집을 한다. 그리고 이를 Notiond에서 카테고리 별로 정리한다. 예전에는 Evernote Web Clipper을 쓰고, Evernote에서 정리했다. 하지만 Evernote Desktop Application은 RAM 용량을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바꿨다.
- 내가 쓰는 글이나 서비스 기획은 Notes(Apple Notes)에다가 카테고리 별로 정리를 한다. Notion에다가 수집해놓은 유용한 자료와 일부러 구획해놓았다. Apple Notes에다가 그림/글로 내 생각을 정리한 것과 Notion에다가 수집한 자료들이 섞여버리면, 어떤 게 내 생각이고 어떤 게 다른 사람의 생각이었는지 구별하기 힘들다.
- Nomad Coders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경우, 이를 반드시 나만의 웹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데에다가 적용해본다. 적용하지 않으면 배운 내용이 휘발되곤 한다.
물론 수집하는 데, 정리하는 데, 만드는 데 쓰이는 두뇌 리소스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수집하거나 정리하면서는 전화통화를 하면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술렁술렁해도 된다.
- 그러나 만들면서는 음악을 들으면서만(혹은 아예 안 듣거나) 일해야 한다.